근거리 유통채널 대격돌!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5개월 연속 역성장하고 있다. SSM은 올해 1분기에만 13.9% 역신장하며 오프라인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이에 대해 업계에서는 편의점 신장세와 SSM의 역성장이 맞물려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역신장하는 SSM과 신장세의 편의점
지난해 코로나19 수혜를 톡톡히 입은 기업형 슈퍼마켓(SSM)이 올해는 부진한 성적을 내고 있다. 5개월 연속 매출이 감소하고 있기 때문이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5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은 전년 대비 12.9% 증가했다. 쿠팡, G마켓, 옥션 등 온라인 유통업체가 17.6% 늘었고 오프라인도 8.8% 증가했다.
반면, SSM은 매출이 2.2% 감소했다. SSM 매출은 올해 1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3% 감소한 것을 시작으로 2월 19.2% 3월 18.6% 4월 11.7%까지 감소했다. 1분기에만 13.9% 역신장하며 오프라인 주요 유통채널 중 유일하게 매출이 줄었다. 이는 온라인 유통업체를 포함해 편의점의 약진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편의점 3사의 1분기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5.1% 증가했으며, 4월과 5월에는 전년 동월 대비 각각 11.6%, 4.6% 성장세를 보였다. 두 업태 모두 소비자 근거리 판매채널이라는 공통점을 전제로 편의점으로의 고객 이탈이 있었다는 분석이다. SSM의 식품 매출은 1월 0.8%, 2월 17.8%, 3월 18.4%, 4월 11.5%, 5월 1% 줄어든 반면, 편의점은 1월 4.4%. 2월 5.7%, 3월 12.1%, 4월 15.9%, 5월 8.4% 신장한것이 이를 방증한다.
SSM
델리 강화하고 배송 경쟁력 확보
신선식품을 강화하는 편의점에 대응하기 위해 SSM은 편의점의 특장점인 즉석조리식품과 배송 경쟁력을 높였다. 근거리 장보기 채널이라는 장점을 살리기 위해 즉석조리식품을 빠르게 배송하는 시스템을 구축한 것이다.
롯데슈퍼는 지난해부터 즉석조리식품을 강화한 매장인 ‘프레시앤델리’를 확장하고 있다. 늘어난 내식 수요를 겨냥해 간편식 먹거리에 집중하겠다는 전략이다. 현재까지 롯데슈퍼는 31개 매장을 ‘프레시앤델리’로 전환했다. 전환한 매장의 5월 평균 매출 신장률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8% 신장했다.
이러한 변화는 롯데슈퍼 1분기 영업이익에 고스란히 반영되었다. 지난해 63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롯데슈퍼는 올 1분기 흑자전환하며, 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롯데슈퍼는 즉석조리한 도시락과 닭강정, 족발 등 먹거리 구색을 강화하고 빠른 배송이 가능한 인프라를 조성하고 있다. 서울 강남권을 대상으로 주문한 물건을 1시간 내에 배송해주는 ‘퇴근길 배송’을 운영 중이다.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도 전 매장을 신선·간편식 전문매장으로 전환하고 있다. 전환 후 누적 매출은 평균 15% 신장했다. 추가로 지난 2월부터는 1시간 배송 서비스도 선보였다. 모바일 앱, 온라인몰에서 즉시 배송 상품을 주문하면 전국 직영 매장 253곳에서 매장 반경 2.5㎞ 내 가정에 1시간 내 배송한다.
이마트에브리데이는 지역밀착형 슈퍼로 거듭나고 있다. 대형마트에서만 볼 수 있었던 노브랜드 및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자주’를 도입해 생활용품 구색을 늘린 것이다. 또 상권에 따라 즉석반찬존, 피코크존, 직접 내려먹는 원두커피존까지 운영하며, 차별화하고 있다. 수박 한 통을 구매해도 무료배송을 해주는 등 소비자들의 편의를 도모하고 있다.
편의점
신선식품 강화해 장보기 채널로
편의점업계가 올해 들어 꾸준히 성장하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신선식품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편의점은 주거 단지 접근성을 살리기 위해 최근 신선식품을 취급·도입하여 장보기 채널로 영역을 확장 중이다. 코로나19로 집 근처 편의점에서 과일·야채 등 신선식품을 구매하는 소비자가 늘면서 고스란히 편의점 실적 개선으로 이어진 것이다. 또 배달 트렌드에 맞춰 도보 배달 서비스를 선보이고, 다양한 배달업체와 협업한 점도 주효했다는 분석이다.
세븐일레븐은 올해 초 신선식품 통합 브랜드 ‘세븐팜’(Seven Farm)을 론칭했다. ‘가깝고 편리한 도심 속 오아시스 농장’을 콘셉트로 한 브랜드로, 신선 야채, 과일, 축산물, 수산물 등을 1~2인용 소용량 상품으로 구성해 선보인다. 전국 주택가 상권 400개 매장을 세븐팜 특화매장으로 지정해 신선식품 전용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 연내 매장 수를 1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세븐일레븐의 1분기 채소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76% 증가했으며, 과일은 71%, 냉동육류는 110% 신장했다.
CU는 대파, 깻잎, 오이맛 고추, 매운 고추 등 신규 채소 상품 6종을 도입했다. 올해 1분기 채소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5% 늘었다고 밝혔다. 지난해 채소 매출은 2019년 대비 78.3% 급증했다. 2016년부터 2019년까지 매년 15% 안팎의 매출 증가율을 보였는데, 코로나19로 크게 성장한 것으로 분석된다.
GS25 역시 채소류 매출이 예년보다 신장하고 있다. 편의점에서 구매하는 채소의 품질과 가격이 할인점과 큰 차이가 없어 소비자가 꾸준히 찾는 것으로 분석된다.
편의점의 신선식품 성장은 적극적인 할인 공세에 있다. 기존 SSM, 대형마트에서는 쉽게 볼 수 없는 1+1 행사, 또는 대파 무료 증정 등 다양한 마케팅 전략이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